[23 샴푸 700ml 기대평 ]

2015년이 되었고. 나는 20대의 한 가운데에 섰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조금씩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지만,

여전히 소중한 무언가와 이별하는 것은 너무도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잠을 자고 일어난 뒤에 돌아본 베게 위와, 머리를 감다가 문득 바라본 손바닥과, 방 청소를 하다가 바닥에서 발견하는,

그렇게 여기저기 흩뿌려지는

나의 하루하루, 나의 젊음, 나의 시간들은 '넌 남들보다 더 빨리 소중한 것과 작별하고 있다'고 비웃고 있다.

떠나지 마시라... 떠나지 마시라... 울고불며 별 수단을 다 써보아도.

겨울바람 속 촛불처럼 연약한 그들은 하루에도 몇십번을 떠나간다.

버티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것인가.... 남들 만큼의 이마크기를 가지고 사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가...

아는 이들은 안다. 내 이마의 전선이 점점 후퇴하여 머리 꼭대기를 향해 가는 것이 창피해질 때가 온다.

하여 누군가를 만나고 놀때면 모자를 꼭 쓰게 된다. 집에 있는 모자의 종류와 갯수가 얼마나 많은지 알면 놀라시리라 생각한다.

페도라... 스냅백... 야구모자... 비니... 등...

이제는 아무리 옷을 제대로 차려입어도 모자 하나 쓰지않으면 빨개벗고 세상에 나선 기분이다.

그리고 아는 이들은 또 알테지만, 이렇게 악순환이 시작된다.

모자를 쓰는 것은 탈모에 좋지 못하다. 특히 머리를 다 말리지 못한 채 급하게 모자를 쓰고 나가는 것은 더더욱 안좋다.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고. 쓰면 더 안좋아지고, 안좋아지면 모자를 또 쓰게 되고, 전선은 더 후퇴한다.

사실 현상태에서 조금 유지만 가능해도 좋겠는데... 어떤 샴푸와 헤어 용품을 써보아도 큰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

머리에 힘이 없어 머리를 감을 때마다 손에 힘을 세게 주지않고 천천히 감는데도 불구하고

손을 떼면 어김없이 힘이 없는 머리칼들이 손에 묻어난다.

어느 정도냐면 감는 동안 머리가 힘없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별짓을 다해봤지만, 체질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말그대로 모발이 약해서 였다.

이젠 이성 앞에 나서는 것 조차 두려울 지경이다. 자신감을 되찾는 게 가능할지나 모르겠다.

한창 꾸미고 놀기 좋아하는 청춘의 때에 이런 치부는 삶을 살아가는 자신감을 상실하게하고

심하게는 심한 우울감에 잠도 들지 못하게 한다.

그런 잠못드는 밤에 듣는 그알실에서, 대용량 샴푸를 발매하고 이벤트까지 한다고 한다.

xsfm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의 신뢰도가 높음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데, 그런 신뢰도 높은 품목들 중에

대용량 샴푸가 있다는 것은 내게 축복과도 같다.

그알실 방송에서 부탁하셨듯, 대용량 샴푸 발매를 진심으로 크게 축하드린다.

그리고 본인이 축하드린 그 축복의 순간을 통해

약해지는 잉여의 모발에... 마지막 희망을 건네주시길 부탁드린다...

제발...젭라...

사용후기도 열심히 쓸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