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 : 뒷통수만 반곱슬. 앞/옆은 가련하고 가느다란 생머리

두피 : 양쪽 관자놀이 주변 국소적인 지루성 두피염

평소 머리 말린 뒤 오일은 사용했을지언정 샴푸 린스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저는 재작년 미용사 선생님으로부터 “두피 관리 좀 해야한다. 가뭄난 두피 때문에 머리털이 마른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씀을 듣게 됩니다.

처음 내 돈 주고 사용한 것이 강남역 인싸가게로 유명한 그곳에서 파는, 검은색 미니화분같은 통에 담긴 소금 알갱이가 느껴지는 샴푸… 벅벅 긁어주니 일시적으로 시원한 감은 분명히 있었으나 두피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는 않았읍니다.

이후 그냥 쓰던 거나 쓰며 살다가 때마침 샴푸가 다 떨어져가는 타이밍에 오랜만에 요팟시를 다시 듣게 되고 빅그린을 구매.

한 달쯤 사용한 뒤 저의 소감은

드라마틱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나아집니다.

(병원 노동자로서의 사족 : 오히려 드라마틱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일하다 스트레스 받아서 관자놀이 근처 손을 짚으면 묻어나오던 탈락된 각질들이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불시로 돋아나던 두피드름들이 가라앉았습니다. 민트같은 성분으로 화한 느낌을 주는 샴푸가 아니다보니 샤워 현장에서의 싸악 씻기는 개운함은 없지만 우리 몸은 장기전. 오랜 기간 망쳐온 걸 한 번에 뚝딱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것이 의료노동자로서의 의견입니다. 제가 임상실험 목적으로 샴푸를 구매한 것이 아니니 before/after 사진을 첨부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용해보고 느낀 소감이 그러합니다.

다만 샴푸를 처음에 짜보면 주방세제를 짜는 듯한 색감과 질감 그리고 냄새가 다소 느껴집니다. 원플원 세트였기에 얻은 트리트먼트는 솔직히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잘 쓰고 있으니 다음엔 센서티브 라인을 써보겠습니다.